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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패킹 시무 10조 (feat. LNT)
    THOUGHTS 2022. 1. 12. 19:34

    비박하세요?

    나만한 커다란 등짐을 매고 걸어가는 나에게 등산객이나 주민들이 묻는다. 네, 여기서 오늘 비박 할 예정이에요. 라는 말이 섣부르게 나오지 않는다. 이유는 다양하다. 질문을 하는 사람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백패커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서, 땅에다 불을 지펴서, 등산객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나도 다니다 보니 이런 시선이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니다.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백패커는 아니지만, 대표되어 욕을 먹고 있는 이유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어찌보면 가장 자연의 곁에서 오래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LNT(Leave No Trace)는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환경보호 운동이다.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용어일거다. 흔적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머물다 오자는 취지에서 국내 등산객이나 백패커들에게도 퍼진 운동 중 하나다.

    그러나 난 LNT 운동 중인 백패커다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입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왜? 누구보다도 잘 안다.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들어간 순간부터 텐트를 치기 위해 팩을 박는 모든 행위 안에서 어찌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귀신도 아니고.

    그러나 여전히 LNT는 당연하게 갖고 가야 하는 슬로건이라는 생각에 변함은 없다. 어쩌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여주기 식의 운동을 하고 있을지언정, 그것이 부끄러운 행동임을 알리는 것 자체가 의미 있을 테니까. 사실 나도 그랬지만 이게 잘못된 행동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당연히 상식이라 생각해서 지켰는데, 우리들의 상식의 선이 이렇게 다를줄은 몰랐다. 개인적으로 다니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들을 정리해, 백패커로서 지켜야할 덕목들을 정리해 봤다. (ㅎㅎ)


    백패커 시무 10조

    1. 국립공원 및 야영이 금지된 산에서 백패킹 금지. 걸리면 벌금내면 된다고 헛소리 금지
    2. 들어가면 안되는데서 사진찍고 인스타에 자랑금지. 생색내며 박지공개합니다~ 금지. 무리하게 위험한 인증샷 금지.
    3. 산 속에서 화장실 티내기 금지. 응가싸고 물티슈로 덮어두고 오기 금지. 휴지도 마찬가지.
    4.팩 안빠진다고 그대로 두고오기 금지. 부러졌다고 버리고 오기 금지.
    5. 산에서 불피우기 금지. 냄새 많이 나는 음식으로 동물 자극하기 금지. aka 삼겹살
    6. 술,음료, 음식물에서 나온 국물 바닥에 버리기 금지. 생수 제외 버려도 되는건 없음
    7. 양치물도 마찬가지. 이닦고 아무대나 바닥에 뱉기 금지
    8. 당연해서 말하기도 입아프지만 모든 쓰레기 및 쓰레기 아닌 것도 모두 두고오기 금지. 이왕이면 남의 쓰레기도 주워오기
    9. 해뜨고 등산객 올라오는데 철수 안하고 뻐티기 금지.
    10. 술먹고 늦은시간까지 떠들기 금지. 사람 없어도 동물이 있음을 잊지말기.


    백패커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덕목 아닐까ㅠ 또 추가 될 수도 있음.

    자연은 인간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권리라는, 산림도 복지라는 말이 있다. 하나 둘 막혀가는 박지에 화가 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 없이 몰상식하게 구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같은 백패커지만 할말이 없다. 권리는 책임과 함께 따라오는 것임을 잊지말자. 좋은 취미 오래오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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